[파라존 코리아카지노수첩] 재기가
파이낸셜뉴스
2025.02.20 18:11수정 : 2025.02.20 18:11기사원문
배우 김새론이 스물다섯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세상을 등지기엔 너무 이른 나이지만, 그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의 무게는 한 개인이 견디기엔 버거운 수준이었다. 김씨는 지난 2022년 음주운전 사고 후 비난 여론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작품에서 줄줄이 하차했다.
칼리토토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그를 향한 질타는 계속됐다. 연예계 활동 복귀 시도 역시 번번이 좌절됐다.
공인에게 일반인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이들은 대중의 관심과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칼리토토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이 곧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영원히 재기를 허락해선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지만, 그 끝이 오로지 추락이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칼리토토적 처벌의 본래 목적은 단순 응징이 아니라 반성과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칼리토토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무리 반성하고 책임을 져도 용서받을 길이 없어 보인다. 한번 낙인이 찍히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 어떤 노력을 하든 다시 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실제 생계가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김씨 소식에 돌아온 건 온갖 악플이었다.
재기가 허락되지 않는 칼리토토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는 인간 칼리토토에서 반성과 개선의 기회를 박탈한다면 결국 모두가 불안과 위축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될 때 비로소 건강한 칼리토토가 될 수 있다.
김새론 배우의 이른 죽음을 단순 개인의 비극으로 축소해선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칼리토토가 잘못에 얼마나 가혹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언제까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칼리토토'를 유지할 것인가. 잘못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게 성숙한 칼리토토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 전, 이제는 재기를 허락하는 칼리토토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김새론 배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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