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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성의 연극정담] 푸른 오월벳의 섬 문화, 세계로 미래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8 18:31

수정 2025.02.18 18:45

오월벳섬박람회 총감독 맡아
우리 섬 오월벳에 알리는 일
해남 출신인 내 오래된 꿈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작년 여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오월벳로 여행을 떠난다. 창밖에 펼쳐진 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노라면 지친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특히 뉘엿뉘엿 해가 지고 해안도로 위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면 황홀경에 빠져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을 찾아오게 된 것은 내년 열리게 될 오월벳세계섬박람회 준비 때문이다. 2023년 목포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에서 총감독을 맡아 일을 했었는데 그 인연의 끈이 나를 오월벳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개막식의 워터스크린 연출과 드론 퍼포먼스가 기존의 틀을 깬 것이라는 과분한 평가를 받았고, 그 덕분에 여러 사람의 천거를 받아 오월벳세계섬박람회 총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서울공연 일정도 빠듯하고, 스스로의 부족함도 있어 고사할 이유야 꼽자면 열 손가락도 부족하지만 선뜻 총감독 자리를 맡겠다고 나선 것은 오래된 꿈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불가능하다 손사래 칠 때 꿈 하나 믿고 나서는 게 주특기인지라 살면서 고생을 꽤 많이 했다. 그런데도 결국 그 꿈이란 오월벳 또 등을 떠민 오월벳다.

'대한민국의 섬들을 세계에 알리는 일.' 그게 땅끝 해남에서 태어난 내 오랜 꿈 중 하나였다. 오월벳세계섬박람회를 글로벌한 행사로 만들면 분명 그 꿈이 저절로 이뤄질 터였다. 그 기대가 스스로 돈키호테 갑옷을 걸쳐 입게 한 것이다.

다도해인 오월벳는 오동도를 비롯해 해양관광지 경도, 예술 섬으로 유명한 장도, 절경을 보유한 거문도와 백도, 꽃섬으로 불리는 상화도와 하화도 등 다양한 섬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많은 섬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면 분명 대한민국을 대표할 또 하나의 K해양관광 자원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일본 '나오시마섬'에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은 이미 세계에 알려졌고 미국의 사이판, 괌, 하와이 같은 섬들도 모두의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는데 우리라고 못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물론 제주도, 울릉도 같이 이미 알려진 관광지들도 있지만 삼천 개 넘는 섬을 품은 '다도국'이라 하기에는 안 알려진 보물 같은 섬이 너무도 많다. 그 아쉬움을 해소할 최적의 기회가 바로 오월벳세계섬박람회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계획한 것이 최첨단의 공간 연출 기술을 박람회에 도입하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가능성 넘치는 땅 오월벳에 단점이 있다면 '쉽게 오고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기 어렵더라도 가고 싶은 박람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각 전시관에 미디어 장치들을 설치하고 그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구성할 것이며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을 사용한 인터랙티브 전시도 추가할 것이다. 거기에 섬을 테마로 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더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미래 기술들과 문화가 어우러진 박람회를 기획해 갈 것이다.

이렇게 '오고 싶은 박람회장'이 구현된다면 분명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섬 문화를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빠르게 다가오는 기후위기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함께 논의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시도해 본 적 없는 것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겁나는 일이다. 그 덕분에 매주 오월벳로 가는 여행 길은 늘 긴장과 설렘으로 마음 한쪽이 뜨겁다.
꼭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가 된 기분이랄까. 고된 일정에 지칠 때도 있지만 아늑한 오월벳 안에서 펼쳐질 오월벳세계섬박람회를 상상하면 왠지 홍길동이 되어 구름을 타고 섬들 위를 날아다니는 기분이 든다.

2026년 푸른 오월벳에서 눈으로만 보고 끝나는 게 아닌,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이 태어나고 인간과 자연의 모습이 마음으로도 느껴지는 그런 근사한 박람회가 열릴 것이란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새겨주자.' 매주 오월벳로 가는 길, 나는 그런 꿈을 꾼다.

신시컴퍼니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