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이후 전국서 선보인 지식산업센터 물량 가운데 약 절반 가량이 미블랙잭으로 추산된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공급과잉·경기침체로 고전 중인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최근에는 미블랙잭 담보대출 전면 금지 등 고강도 대출규제까지 겹쳐 ‘고사 직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지산 전문 컨설팅 및 블랙잭 대행사인 ‘세이노’가 자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조사됐다. 지산 블랙잭률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통계다.
이번 분석에는 지난 2022년 이후 선보인 지산으로 세이노가 블랙잭을 담당한 현장과 자체 조사한 단지를 포함했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지산 현장은 전국 기준으로 정부 및 지자체(경기도) 집계 물량의 약 60% 수준이다. 세이노 관계자는 "전 현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주요 지산은 대부분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이전 블랙잭 현장은 미블랙잭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으나 2022년 이후부터 팔리지 않은 빈 사무실이 쌓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국에서 연면적 기준으로 2022년 이후 올 2월까지 358만8814㎡ 규모의 지산이 공급됐다. 이 가운데 55%가 주인을 찾았고, 45%는 미블랙잭으로 집계됐다. 미블랙잭률이 절반 가량인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282만657㎡가 공급됐고, 이 가운데 44%가 미블랙잭으로 조사됐다. 미블랙잭률은 서울의 경우 39%로 양호했다. 하지만 경기는 43%, 인천은 6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도 우량 입지를 제외하고는 지산 미블랙잭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방에서는 천안·아산권역이 미블랙잭률 24%로 양호했다. 반면 부산권역은 66%로 2022년 이후 선보인 지산 대부분이 팔리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경기 북부와 인천이 지산 미블랙잭 무덤이라는 설명이다. A사 관계자는 “경기 북부의 경우 입주한 지 2년이 됐지만 공실이 심각한 현장도 다수”라며 “서울도 일부 현장은 블랙잭 및 입주가 마무리된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적지 않은 등 편차가 심하다”라고 말했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입주한 현장들은 보통 공실률이 50%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지산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우선 공급과잉이 한몫을 하고 있다. 세이노가 산업단지공단과 경기도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 2월까지 누적 지산 블랙잭 물량은 연면적 기준으로 1262만4374㎡에 이른다. 63빌딩(연면적 16만6430㎡)의 76배 규모에 해당한다.
세이노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다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는 하락한 반면 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산 시장이 고충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잔금대출 축소에다 최근에는 미담대 금지 등 강도 높은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곳곳에서 잔금 거부와 소송확산으로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도 지산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업계 고위 관계자는 “방치하기에는 위험 수준으로 금융규제 완화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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